불청객

하루의 기록사진 2009. 10. 6. 23:55

몇년전 고양이 한마리떄문에 속썩은 기억이 있는지라
고양이나 떠돌이개를 보면 좀 과민반응하게 되는데.

어제 낮에 회사마당으로 들어온 떠돌이개를 몽둥이들고 쫓아다니다
허탕치던 나를 보더니 회사부장 나보고 이리로 와보란다.
간 곳은 화단.

"저기 화단안에 고양이가 새끼깠어."

?
(.. )( ..)
!!
(손에든 몽둥이로 툭툭 건들며) "야! 네엄마 어딨어? 어?"

바빠서 잠시 일보다가 장갑끼고 박스챙겨 나갔다.
내성질 아는 여직원 눈치채고 얼른 따라온다.
몇마리랬더라 넷이랬던가 다섯이랬던가.
화단 가시덩쿨안에서 한마리 한마리 꺼낸다.
하나. 어라 한마리는 죽었네. 둘. 셋.
풀이 우거져 찾기 힘들다.
다 꺼내보니 이녀석들 걷지도 못한다.
생각같아서는 길가에 내놓고 싶은데
먹지못해 비실비실하는 놈들을 보니 좀 그렇다.

"가서 우유 사와"

뜨거운 물 타서 우유 주사기로 먹이고.
발발 떨길래 박스에 단열재하고 천으로 이불 만들어 주고.
그러고 있는데 잠시 후 다시온 부장.

"어..네마리였는데.."

다시 가서 온 풀숲을 헤치다 또 한마리 발견.
또 우유먹이고..ㅡㅡ;;

오늘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또 우유 먹이고.
굶던배 배부르니 이빨 나오고 발톱나온다.ㅡㅡ+

어제 부장이 시청에 유기동물신고하더니
동물보호단체에서 아침에 데리러 왔다.

"새끼를 잘 안돌본 것을 보니 어미가 초산인가봐요."

그렇다.
이넘들 어미는 초봄에 회사 휴게실에서 속썩이다 내 손에 잡힌 어린 고양이었다.ㅡㅡ;

그렇게 고양이 4마리로 인한 헤프닝은 그렇게 끝나고.

어린 생명을 보니 차마 집어 던질 수가 없어
우유먹이고 이불만들어주고 했는데.
딱 두 번 먹이 줬다고 다 보내고 나니 눈에 밟힌다.
한마리 남겨서 키울걸 그랬나.



명절때만 되면 도지는 병인데다
특히 이번 명절에는 좀 겹쳐 그런 것이라
따로 댓글이 없어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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