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한마리

마음속 컬러사진 2008. 6. 27. 23:56
며칠 전 회사 문에 부딫힌 참새를 잡았다.
손아귀에 마치 어미날개에 묻히듯 감싸쥐어질 정도의
다 큰 참새같진 않고 중간정도의 참새 같다.
유리문도 아니고 문에 나무그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내가 잡은 것은 아니었고 아무생각없이 박스에 담으라 했다.
워낙 어릴적 새를 즐겨키웠었고 새를 좋아했다.
당시 단순한 생각에는 집에서 키워야지 했는데
다음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놓아주는 것이 좋겠다싶었다.

그러나 이녀석,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는데다 손으로 잡으려해도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오히려 손으로 잡으면 체온때문인지 얌전하게 졸기까지 한다.
순간 걱정이 된다.
누군가에게 잡혀 먹히거나 놀림감이 되겠다싶은 그런 생각.
그래서 결심한 것이 좀 컸을 때 놓아주면 되겠다 했다.

그런데,
데려온지 이틀만에 이른 아침 숨이 멎은채로 발견됐다.
전날 늦은 밤까지만해도 멀쩡히 쨱쨱거리고 날개짓했었는데.
같이 생활한 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작은넘은 스르륵 눈물을 조용히 흘린다.
큰넘은 이제 좀 컸다고 잘 참는다.

차라리 그냥 잡은 곳에서 놓아줄 걸.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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